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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그리고 1원1표, 1인1표, 1주1표  
  이름 : 시장경제제도연구소 날짜 : 2013-03-19 오전 11:03:59 조회 : 1195  
파일 : 경제민주화 그리고 1원1표.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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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그리고 1원1표, 1인1표, 1주1표>



민주주의에서는 투표권을 지닌 국민들이 1인1표 방식의 다수결로 4~5년의 간격을 두고 주기적으로 정권을 교체한다. 이에 비해 시장경제에서는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을 구매하거나 혹은 구매하지 않기로 결정함으로써 1원1표의 투표가 끊임없이 이루어져 기업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얻는 표는 끊임없이 변동한다. 1인1표의 다수결은 각 개인에게 똑같이 한 표를 주기 때문에 일견 매우 “정의로운”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러나 특정 제도가 주는 유인(incentive)효과에 주목하는 경제학의 관점에서 보면 모든 개인들 각자에게 그의 선택이 옳은 것이었는지 무관하게 계속 동일한 영향력을 유지하게 하는 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1원1표의 투표에서는 각자가 자신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제품을 선택하지 못하면 그 결과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진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쓸모없는 제품에 투표하여 이를 구매한 구매자는 자신의 줄어든 지갑이라는 대가를 치른다. 이제 그가 투표할 수 있는 돈은 그만큼 줄게 된다. 그래서 사람들은 “값싼 말”(cheap talk)만 해도 되는 상황이 아니라 직접 자신의 돈으로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경우 더 신중해지는 경향이 있다. 이것이 시장의 상황이다.

이에 비해 1인1표가 영원히 불변으로 유지되는 선거나 정책에 대한 투표에서는 투표자가 후보자에 대해 더 연구한다고 해서 그의 투표권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다. 혹은 반대로 전혀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해서, 투표권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상적으로 보자면, 특정 후보나 정책에 대해 더 연구해서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의 영향력이 더 커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점에서 후보자를 잘못 선택한 사람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올바로 선택한 사람의 영향력이 커지는 차등투표제도가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유도할 것이다. 물론 이런 관심의 정도와 정보의 양과 정확도를 객관적으로 잴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투표제도가 실제로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인1표로 고정된 투표제도가 지닌 동기부여 결여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그래서 1인1표의 다수결로 결정할 분야를 특별히 제한할 필요가 있다. 경제민주화로 표방되는 정책들은 오히려 이런 분야를 확장하려는 것이 아닌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

현재 경제민주화의 한 방편으로 주식회사의 의사결정에서 소위 소유주식수와 그 회사의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이 정확하게 비례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강력하게 등장하고 있다. 다시 말해 x%의 지분을 가진 사람은 정확하게 x%만큼 회사의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치게끔 특정인의 지분 이상의 영향력을 차단하여야한다는 주장이 그것이다. 사실 이 주장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수용해온 비례의 원칙이라는 외양을 띠고 있어 사람들이 바람직한 제도로 오해하기 쉽다.

그러나 이 주장도 앞에서 언급한 경제학에서의 동기부여 측면에서 바라보면, 주주들 중에서도 회사의 경영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잘 아는 사람에게 그리고 잘 알고자 노력할 동기부여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그 정보와 동기부여의 정도에 비례해서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사 사정에 밝은 창업자들에게 그의 주식에 1표 이상의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미리 인지하고 그 주식을 구매하는 한,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회사 사정에 밝고, 회사가치를 극대화하려는 동기부여가 되어 있는 주인의 역할을 하는 대주주가 없거나 그 지위가 흔들리면 그 회사의 주식의 가치가 하락하기도 한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경제민주화 입법으로 소위 소유와 지배의 괴리를 치유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보와 동기부여에 비례하여 투표권이 부여될 필요가 있다면, 소유와 지배 간 괴리를 메우겠다는 입법은 이런 필요성의 부정에 다름 아니다. 그 기업에 투자하는 주주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한, 제3자나 정치권이 이에 대해 간섭하고 나설 필요는 없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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