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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어미 새를 보라 - 김이석  
  이름 : 시장경제제도연구소 날짜 : 2013-01-31 오전 10:46:21 조회 : 1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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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어미 새를 보라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일 때 의료부조의 혜택을 받고, 소득이 그 이상면 수혜자격이 없어진다고 해보자. 그 사람은 아마 좋은 일자리가 있어도 소득이 의료부조의 상실을 상쇄할 만큼 크지 않다면 일자리를 포기할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소기업이 받는 지원은 수를 정확히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정부가 구매하는 물품과 서비스 중에는 중소기업에만 해당되는 것도 있다. 기업이 중소기업을 벗어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이런 자격이 상실된다. 사정이 이러니 중소기업은 엄청난 사업기회를 발견하지 않은 한 불확실성을 짊어지고 새로운 사업에 투자해 규모를 늘리려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규모가 늘어날수록 새로운 규제가 추가된다면 그런 경향은 더 커질 것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에 머물며 더 크지 않으려는 현상을 피터팬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마련한 여러 지원정책이 경쟁력을 높여주기는커녕 오히려 기업가 정신을 좀먹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 더 나아가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지원정책이다.

이런 지원정책은 피터팬 증후군을 만들어내는 동시에 중소기업들의 숫자를 과다하게 만든다. 그 결과 일부 기업은 지원이 사라지는 순간 더 이상 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할 정도로 중소기업들의 수는 많아진다. 너무 많은 중소기업들이 과다 경쟁을 하니 높은 이윤을 실현하기 힘들고 투자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저소득층이 저소득의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소득이 높아지더라도 의료부조 혜택을 유지시켜준다면 그 사람은 새 일자리를 기꺼이 선택할 것이다. 그러나 혜택을 포기하면서 소득이 높았던 일을 하던 사람들은 이를 정의롭지 못하게 여길 수도 있고, 동일한 혜택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혜택을 유지시키는 정책이 제안되는 것은 사람들에게 근로의욕을 높여주기 위해서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성장하더라도 종전에 받던 혜택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어떨까? 아마도 피터팬 증후군은 일부 치유되겠지만 의료부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더 나아가 이들이 중견기업에 머물고, 여러 규제를 받는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으려고 한다면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대기업이 되더라도 일정 기간 규제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크게 줄이겠지만 이것으로 부족하다면? 종전에는 규모가 작다는 이유로 지원을 유지하다가, 이번에는 대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기업이라는 이유로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혜택을 유지해야 할까?

우리는 어미 새의 지혜로부터 이런 딜레마를 푸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어미 새는 새끼가 날갯 짓을 할 정도로 자라면 더 이상 먹이를 둥지 속으로 물어다 주지 않는다. 스스로 둥지 밖으로 나와 날갯짓을 시도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어미 새의 지혜를 벤치마킹해 처음부터 지원 기간과 총액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종전의 지원을 유지하는 정책을 펼치는 경우에도 기간과 총액을 제한하는 조치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새 정부에서 역할이 더 커질 중소기업청이 세금을 가치 있게 사용하려면 어미 새의 지혜를 확실하게 배울 필요가 있다. 어미 새가 새끼들에게 먹이를 물어다주는 것은 스스로 먹이를 찾는 비행을 가능한 빨리 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중소기업청도 중소기업들에게 세금으로 더 많은 지원을 베푸는 것을 업적으로 삼을 게 아니라 더 많은 중소기업들로 하여금 그런 지원을 하루빨리 졸업하고 기업가적 도전정신의 날개를 활짝 펼치게 하는 것, 그것을 업적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출처 - 국민일보 2013. 1. 29 경제시평

<원문>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6850737&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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