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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필요한 제2철도공사  
  이름 : 시장경제제도연구소 날짜 : 2013-04-01 오전 10:53:52 조회 : 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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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필요한 제2철도공사


최근 국토교통부는 수서발 KTX 노선에 대해 민간 참여 대신 제2철도공사 설립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것 같다. 민간철도 주식회사를 등장시켜 코레일과 경쟁시킴으로써 공기업 체제의 방만한 경영을 억제하려던 계획은 대기업 특혜 논란과 철도 공공성 훼손이라는 반대 속에 무산되는 것 같다. 민간택배회사의 등장이 우체국의 서비스를 크게 개선시켰던 경험은 아쉽게도 철도에서는 재현되지 못할 전망이다.

아마도 국토부에서는 정치적 분란을 피하면서 철도공사들 간의 경쟁을 도입함으로써 현행 체제보다는 더 효율적인 경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결론을 미리 말하자면 이런 방식으로는 공기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사실 의지만 확고하다면 민간 참여에 대한 반대를 잠재울 길은 많다. 아담 스미스 연구소 소장 매드슨 피리(Madsen Pirie)는 그의 책 ‘미시정치(Micropolitics)’에서 그런 다양한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수서발 노선을 운영하는 철도회사의 후보로 대기업 이외에도 기존 철도 경영진과 철도 노동자들, 그리고 여타 중소기업 등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도전하게 할 수 있고, 공개적 경매방식을 통해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하겠다는 곳에 철도운영권을 배정하면 특혜시비는 사라질 것이다.

민간철도주식회사를 허용하면 공공성이 훼손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윤이 나지 않는 서비스를 외면할 것이라는 주장인데, 여러 가지 조건을 부가해 철도운영권을 부여하거나 정부가 공공목적을 위해 필요한 경우 민영회사에 일정한 보조금을 지급하면 이 문제는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실제 영국가스나 영국통신의 민영화 때 그런 요구들이 수용됐었다.

문제는 정말 민영철도회사의 등장을 추진할 정치적 의지가 있느냐로 집약된다. 뜻이 없으면 길도 없다. 그러나 뜻만 있으면 정치시장에서의 거래를 통해 얼마든지 그 길을 만들어낼 수 있다. 철로를 국가가 보유한 상태에서 그 철로를 임대해 임대료를 받고 이용할 다양한 민간 경쟁 업체를 허용하는 것은 수서발 KTX 이외의 노선에서도 얼마든지 개발해낼 수 있다. 각 회사들은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더 저렴하고 안전하게 제공할수록 자신들의 수익도 높아질 것이므로 방만한 경영의 문제는 눈 녹듯 사라질 것이다.

공기업 문제의 핵심은 단순히 경쟁이 없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주인이 없고, 자원을 절약하며 사용할 유인이 없다는 데 그 뿌리가 있다. 사실 “공기업이라는 것은 이익집단들과 자신들을 위해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에 의해 이리저리 차이는 축구공” 신세이기 때문에 노선이나 역사의 위치, 운행 횟수, 운임, 임금 등 모든 것이 정치적 흥정의 대상이 된다. 비용은 분산되는 반면 이익은 집중되기에 이런 흥정에서는 언제나 분산된 소비자 대중의 비용으로 정치적으로 강력하게 뭉친 집단의 이익이 추구된다.

철밥통, 비리, 이면계약, 낙하산 인사 등은 공기업에 대한 감사가 있을 때마다 지적되는 단골 메뉴이다. 이런 문제는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전문경영자들을 경영자로 임명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 제2철도공사를 둔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공기업 체제 아래에서는 노조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경영자의 지위를 유지하기 쉽기에 공기업 경영자들은 흔히 경영을 혁신하려고 하기보다는 이면계약으로 노조와 타협한다. 그런데 막상 공기업 개혁을 이야기하는 순간이 되면 사람들은 공기업의 문제가 바로 공기업이 정치시장에서 축구공 신세이기에 비롯된다는 사실을 쉽게 망각한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철도산업 자체를 두 공기업이 경쟁하게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산업을 정치시장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제2철도공사는 공기업 문제의 올바른 해결책이 아니다. 철로를 임대해 경쟁하는 여러 철도주식회사들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국토부의 좀 더 도전적인 해결책을 기대한다.

<출처: 국민일보 2013. 3. 27 경제시평>

<원문>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kmi&arcid=0007024034&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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